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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육향이 진한 소고기 육수 만들기

by Richo.papa 2020.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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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떡국을 만들 때 소고기는 두부와 함께 간장에 짜게 볶아서 양념장으로써 간을 맞추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고기를 좋아해서 많이 먹고 싶더라도 간이 짜져서 많이 못 먹을 수밖에 없는 방식이다.

잘 끓이면 고기 자체도 충분히 좋은 육수 재료가 될 수 있어서 갈아놓은 윗등심으로 육수를 만들고 떡국을 새해 첫 아침 식사로 떡국을 끓여 내었다.

고기는 아예 기본 국물에 포함되어 나오고 또 양도 많아서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떡국을 끓이면 괜찮을 것 같다. 떡국을 요리하며 육수를 만들었던 부분만 따로 떼어내서 여기에 자세히 요리 과정을 기록하였다.

레시피를 바로 보시고 싶으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요리 과정


볶음팬을 스테이크가 가능할 정도의 온도까지 올리고 기름을 두른 후 기름 온도도 잠시 올려준다. 그리고 소고기를 넣고 볶아준다. 여기서 사용한 소고기는 윗등심 부위를 갈아놓은 것을 마트에서 구입해서 사용했다. 기름진 부위를 싫어하는 분들은 다른 부위로 만들어도 되는데, 지방이 적은 부위는 있다가 육수를 만들 때 더 오래 끓여야 한다.

고기 표면에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서 먹으면 가장 맛있다고 한다. 고기들마다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도록 충분히 볶아주었다. 진한 갈색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 곳이다. 볶아진 고기는 그대로 육수 냄비에 넣어준다.

팬에 고기가 눌어붙은 것을 서양 요리에서는 '천상의 조미료' 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눌어붙은 것을 그대로 살려서 요리에 쓰기 위해서 디글레이징이라는 기법을 사용한다고 한다. 우리도 여기에 적용하여서, 약간의 기름을 추가하고 사진처럼 눌어붙은 것이 양파가 다시 가져가도록 충분히 볶아준 후 양파 숨이 죽으면 물을 약간 넣어서 바닥에 눌어붙은 것을 녹여내어 육수 냄비에 모두 넣어준다.

물 3.5 리터에 새우, 다시마, 말린 표고버섯, 생강 조각이 들어있는 육수 주머니를 넣고 1시간 30분 약불로 끓여준다. 사실 끓여준다기 보다 끓기 직전의 온도를 유지한채로 그대로 둔다고 보면 된다. 시머링 온도에 맞추고 기다리면 된다. 시머링 온도는 자료마다 다 다르지만 대략 90~95 정도의 구간에 온도를 유지하는 것인데, 대류 정도만 약하게 일어나는 온도이다. 끓는 다는 것은 온도가 100도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콜라겐은 80도 이상일 때 수분과 만나서 젤라틴으로 변해 육수에 녹아난다. 보통 콜라겐이 돼지 껍데기처럼 특정한 부위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고기를 이루는 근세포들을 얇게 감싸는 막 전체에 콜라겐이 들어있다. 젤라틴으로 녹아날 때 비로서 고기 내부의 단백질이 육수로 나오게 된다. 이때 글루타민산이 육수로 나와서 감칠맛이 풍부해진다. 고기의 단백질에 수분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이 현상이 지속될 수 있는데 고기 속까지 외부 수분이 전해지기 어렵기 때문에 오래 삶는 것이다. 버섯, 새우 등 부재료들도 비슷한 반응이 필요하다. 생물의 체내에 묶여있던 맛 성분을 화학적으로 끊어내어 육수로 분리시켜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삶아야 한다.

20~30분마다 육수 주머니를 뒤집어 주면서 1시간 30분을 끓이면 재료들의 모든 맛 성분이 육수로 우러난 고기 육수가 된다.

육수 주머니는 따로 버리고, 떡국에 낼 고기와 양파는 체로 걸렀다. 다시 보니 마이야르 일어난 부위가 꽤 많이 보인다.

육수가 진해서 떡국 2인분에 육수 500ml를 물 500ml와 1:1로 섞어서 사용했다. 남은 육수는 냉장 보관한다.

육수에 등심 특유의 육향이 강하기 때문에 요리에 사용할 때 향취를 제압할 수 있는 생강, 마늘, 장 등을 활용해야 한다. 처음부터 향신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요리마다 맞춰서 향을 잡아줄 생각을 했기 때문에 향신 재료를 육수 만드는 주머니에 포함하지 않았었다.

떡국은 육수와 물을 1:1 로 섞어서 끓이면서 참기름, 소금, 후추, 연두를 조금씩 추가해서 간을 맞추었다.

재료 


볶음 재료

  • 간 소고기 윗등심(척롤) 300g
  • 식용유
  • 양파 1개

육수 주머니

  • 말린 표고버섯 50g
  • 다시마 20g
  • 건 보리새우 20g
  • 대파 1뿌리
  • 얇게 엄지 손톱 만큼 썬 생강 2~3장

재료 준비


  1. 양파는 적당한 크기로 슬라이스 한다.
  2. 대파, 생강을 제외한 육수 주머니 재료들은 씻지 않고 육수 주머니에 넣는다.
    (버섯, 보리새우는 씻으면 향이 날아가며, 다시마는 표면에 있는 감칠맛 성분이 씻겨나간다.)

요리 순서


  1. 먼저 볶음팬만 강불로 온도를 올린다. 기름을 약간 넣고 기름의 온도도 잠시 올려준다.
  2. 소고기를 넣고 표면에 골고루 마이야르 반응을 일어나도록 볶아준다.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려면 볶음팬이 충분이 가열되어 있어야 한다. 팬 온도가 너무 낮으면 육즙이 나오면서 고기가 삶아지고, 모든 수분이 증발한 후 그제야 표면에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이때 좀 더 빨리 마무리하고 싶다면 토치를 사용해서 고기 겉표면의 온도를 올려주면 된다.
  3. 완료된 고기는 육수 냄비에 넣어준다.
  4. 다시 강불로 식용유를 약간 넣은 다음 슬라이스 했던 양파를 넣고 볶아 준다. 이 과정은 디글레이징 과정이다.
  5. 양파 숨이 죽으면 불을 끄고 약간의 물을 넣고 부드럽게 바닥을 뒤집개나 스패출라로 긁어낸 다음 모두 육수 냄비 쏟아붓는다.
  6. 육수 냄비에 물 3.5리터와 육수 주머니를 넣고 강불로 가열한다.
  7.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춘 후 1시간 30분 끓여준다.
  8. 20~30분마다 육수 주머니를 뒤집어서 골고루 반응할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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