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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볶음밥용 밥 짓기 (마른불림)

by Richo.papa 2019.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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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양은 언제나 숙제이다.

볶음밥이 왜 떡지는 것일까

녹말과 수분이 열을 만나서 호화 반응이라는 것을 일으킨다. 호화 반응 후 녹말과 수분은 젤라틴화 되어 끈적한 성질을 갖게 되어 쌀알들이 서로 달라붙기 시작한다. 이 반응은 밥에 찰기를 더해주기 때문에 한국의 밥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볶음밥에서 밥알 하나하나 소스와 어우러져서 잘 볶아진 느낌을 살리려면 찰기가 최소화되어야 한다.

떡져서 망친 볶음밥은 찰기가 너무 높아져서 그런 것인데, 반응하지 않았던 수분과 녹말이 볶아지는 동안 열이 동반되어 호화 반응이 마저 더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밥의 수분이 최소화 되도록, 된밥을 지어야 한다.

된밥만이 답인가?

생쌀 알갱이 내부에도 수분이 있다. 이 수분은 증발하여 쌀 알갱이가 점차 말라가는데, 도정 작업을 한 직후부터 그 속도 가 빨라진다.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하는 쌀들은 모두 도정 작업을 한 날짜가 표시되어 있는데 대부분 판매 직전에 도정된 것들이다. (도정한지 너무 오래된 마른 쌀을 구입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구매하여 집에 두는 동안 계속 증발이 일어나서 점차 묵은쌀이 되어간다.

너무 오래된 묵은쌀로 된밥을 짓고 볶음밥을 하게 되면 가뜩이나 적어진 수분이 팬에서 높은 온도로 가열되면서 더 증발하여 너무 마르고 딱딱한 볶음밥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된밥을 짓는 것이 답이 아니라, 집에 사둔 쌀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수분을 갖고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최종 수분양 = 쌀 알갱이에 현재 함유된 양 + 씻을 때 흡수된 양 + 불리면서 흡수된 양 + 밥솥에 부은 물의 양

씻을 때 흡수되는 양은 씻는 방식이 항상 비슷하다고 할 때 제어 하기가 쉬운 것이고, 밥솥에 붓는 것도 같은 계량을 매번 한다면 역시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알갱이에 함유된 양은 집에서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일종의 감으로 대처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집에 사둔 지 몇 개월 지난 쌀은 불림 과정으로 통해 수분이 손실된 만큼 보충을 해주도록 하자.

햅쌀 X

막 수확하고 바로 도정한 햅쌀이 수분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햅쌀로는 된밥을 짓는다 생각하고 해도 진밥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미리 테스트를 해봐야 하며, 햅쌀을 구매했는데 볶음밥을 해야 하면 햇반을 이용하던지 다른 방법을 쓰는 게 좋다.

품종은?

다른 품종들보다 기본 함유한 수분 양이 적어서 호화 반응이 저절로 최소화되는 품종이 있다. 모든 쌀을 직접 테스트해본 것은 아니지만, 구글링을 통해 여러 자료를 비교 분석해보니 신동진쌀 품종이 볶음밥, 김밥 즉 된밥에 최적화된 품종인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실제 이 품종의 쌀을 구매해서 집에서 쓰고 있고, 볶음밥에 사용한다. 자료는 아래 링크를 더 확인해보자.

2019/09/09 - [공통] - 쌀의 종류와 특징

이제 아래에는 신동진 쌀 품종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쌀 씻는 법

쌀을 씻을 때에는 신경 쓸 점은

  • 처음 씻은 물은 최대한 빨리 버린다.
  • 쌀 씻은 물이 투명할 때까지 여러 번 헹군다.

처음 방법은 일식 식당에서 쓰는 방법으로 수분이 처음 쌀을 만나면 알갱이에 침투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쌀 표면에 있는 냄새를 갖고 들어간다고 한다. 구식 도정 방법을 사용할 때 발명된 것으로 우리 일반인의 후각, 미각이 이 차이를 느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도정 방법이 좋아진 지금도 일식 식당은 옛 방식을 쓰고 있다고 하니 적용해본다.

호화 반응은 녹말과 수분이 주체인데 쌀알 내부의 녹말을 어찌할 순 없으니, 겉에 있는 녹말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므로 투명해질 때까지 10번 이상 물에 씻자. 종합비타민제가 일반화된 요즘 세상에 쌀눈에 있는 영양소 정도는 섭취할 곳이 많으니, 이번만은 옛날 교훈을 무시하자.

마른 불림

구입한 지 어느 정도 지난 쌀은 수분 함유량이 너무 적어서 볶으면 너무 마른 볶음밥이 되어서 먹기 어렵고 맛도 없다. 그래서 불림 과정을 통해서 쌀 알갱이가 수분을 보충받도록 해줘야 한다. 여기서 소개한 신동진 쌀 품종은 원래 수분이 적은 품종이라 구입한 직후 수분이 가장 많을 시기인데도 된밥 하기 전에 불림이 꼭 필요하더라.

불림은 물에 완전히 잠기게 하는 습식 불림과 체에 밭쳐두고 하는 마른 불림 방식이 있다. 경험 상 습식 불림은 수분이 더 빨리 더 많이 흡수가 되기 때문에 불려지는 정도를 체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반면 마른 불림은 결과가 일정하고 불려지는 정도 조절도 그리 어렵지 않았기에 마른 불림을 사용했다. 또한 중국 음식 전문점도 마른 불림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 씻은 쌀을 체에 밭쳐서 총 30분을 둔다.
  • 15분이 지난 후 물에 한 번 더 빠르게 씻고(씻는다기보다 아래위 섞어주는 느낌) 다시 15분을 둔다.
    (중력 때문에 물이 아래로 향하므로 이 과정이 없으면 윗부분 쌀은 오히려 마르게 된다.)

15분 후에는 뒤집어야 한다.

압력솥 모드를 쓰지 말자.

압력솥으로 볶음밥용 밥을 지으면 밥이 더 높은 온도에서 조리가 된다. 그럴 경우 호화 반응의 한 조건인 가열을 더 잘 만족하는 것이 되어, 된밥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쌀 알갱이 내부의 전분이 최대한 활성화되어 버려서 위에 했던 수고로운 일들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되도록 압력솥 모드보다 일반솥 모드로 밥을 해보자.

물의 양은 얼마나

물을 맞출 때에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물을 줄여서 해보자.

볶음밥은 차라리 밥이 말라서 꼬들한게 더 낫다. 계란국 같은 것으로 마른 느낌을 중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확실하게 물을 적게 잡고 해 보고 경험치를 쌓아가면서 적절한 물의 양을 찾아가면 좋을 것 같다.

밥솥에 구매할 때 계량컵과 밥솥 내부 눈금으로 물을 맞출 수 있는데, 계량컵을 3컵 사용했으면 내부 눈금은 2.5 눈금 정도로 물을 맞춰주면 안남미 만큼 잘 날리는 된밥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확 줄여서 해보고 늘리는데, 2.5눈금은 너무 마른밥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이면 보통 밥보다 5~15% 정도 적게 물을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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