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어머니는 동태탕을 참 자주 해주셨다. 문득 지나가는 말씀으로 동태가 제일 싼 생선 중 하나이다 보니 그랬다는 말씀도 있으셨다. 맞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명태는 동해안에서 흔한 생선이었다. 시장에서 산처럼 쌓인 명태를 본 적이 많다. 어느새 북한 해역에서 조업 허가권을 중국 어부들이 얻게 되면서 그들은 씨알이 작은 새끼 명태까지 잡아가다 보니 명태는 이제 생태 복원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자연 상태로 만나기 어려운 생선이 되었다. 너무 오래되어 그때 그 맛이 어떠했는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생선살을 발라먹고 뜨뜻한 국물에 흰쌀밥을 말아서 먹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가끔 집밥이 생각날 때면 동태탕 생각도 난다. 장성하여 수도권에 터잡고 살고 있기도 하고, 명태가 귀한 생선이 되다 보니 동태탕은 특별히 그 요리에 특화된 식당을 가지 않으면 주위에서 접하기 어렵다. 그 시절엔 흔했지만 이젠 좀 멀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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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와 양파를 썰고 얼큰한 맛을 위해서 고추를 준비한다. 우리 집은 얼려놓았던 작년 고추가 아직도 많아 거의 마지막으로 동태탕에 넣게되었다.
동태는 냉장실에서 하루 정도 자연스럽게 해동을 시키고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는다. 그리고 비린 맛을 제거하기 위해서 식초를 푼 물에 담가 놓는다. 식초 푼 물에 넣는 이유는 비린 맛을 나게 하는 성분이 염기성 물질이기 때문에 산성 물질인 식초물에 담그면 화학적으로 중화시켜 비린 맛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동태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바다에서 난 생물에 이 방법을 쓸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그 사이 육수를 만든다. 멸치 다시마 육수팩을 이용하여 육수물을 준비하자.
간은 새우젓으로 한다. 새우젓은 국물에 들어가면 국물이 깔끔한 느낌이 나지 않고 작은 건더기들이 너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잘게 다져서 쓴다. 혹은 국물만 짜서 넣어도 좋다.
식초물에 중화시키던 동태를 흐르는 물에 다시 한번 잘 씻고 모든 재료를 넣고 끓인다.
혹시 모를 잡내를 제압하기 위해서 간 마늘과 다진 생강, 그리고 고춧가루를 넣고 20분 끓이면 완성이다.
모든 재료
- 동태 700g
- 무 1/4개
- 양파 1/2개
- 파 2대
- 간 마늘 2스푼
- 고춧가루 2스푼
- 다진 생강 1스푼
- 다진 새우젓 2스푼
- 청양고추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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