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리그 의대생, 미슐랭 3 스타 셰프였다가, 다시 제3의 인생을 준비 중이신 유튜버 아미요님이 공개한 레시피로 만든 오겹살(껍데기 있는 삼겹살) 볶음 요리. 색깔이 빨갛지만 맵지 않으며, 팔각과 훈연 파프리카의 기막힌 조화, 또 맛의 밸런스들이 워낙 좋아 완전히 새로운 맛으로 느껴지는 묘한 요리였다.
비슷한 요리인 제육볶음을 아미요님이 재해석한 레시피 같은데, 제육볶음은 단, 짠, 맵이 명확히 느껴지지만 이 레시피는 10단계에 이르는 맛의 레이어가 모든 빈칸들을 워낙 잘 메꿔주고 있어서 맛이 풍부하고 조화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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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과정
이번 요리에 써야 해서 처음 구입한 훈연 파프리카. 네이버 쇼핑이나 쿠팡의 오픈마켓에서 판매자들이 가격을 너무 제각각 매겨서 판매하고 있다보니 16,000원부터 5만 원, 10만 원까지 정말 다양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어떤 판매자는 배송비를 몇만 원씩 책정한 사람도 보였다. 너무 속 보이는 행동 아닌가?
소비자 권장가 제도가 없어진 좋은 점은 최저가 경쟁을 유도하는 부분이 있지만, 오히려 스마트하게 쇼핑하지 않으면 덤탱이 쓰고 비싸게 구입해야 한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인터넷 최저가 좌표를 찾았지만 실제 찾아가서 어떤 가격으로 살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남대문시장에서 발품 팔아 17,000원에 구입했다. 잠깐 발품 판 덕에 3천 원 정도 세이브할 수 있었다.
불맛 낼 때 훈연 파프리카를 쓴다는 블로그 글도 몇 개 보이던데, 어딜봐서 이게 불맛이 난다는 건지? 그냥 훈연 향만 나는 건데 이건. 난 사실 그런 글들을 보고 불맛 내는데 도움이 된다니, 짬뽕에 넣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이상한 짬뽕이 될 것 같다.
아미요님 레시피는 그램 단위 계량이 필수이다. 이 전자저울이 좋은 점은 현재 물건이 올려져 있더라도 0그램으로 초기화해주는 기능이다. 여러 재료들을 배합해야 할 때 정말 편리한 기능이다. 이 기능이 없다면 재료를 넣을 목표 그램 수를 암산을 하던 매번 계산해야 한다.
이 요리는 중식에 비하면 재료의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반면 요리 전과정을 잘 이해하고 숙지해야 한다. 그래서 들어가야 하는 재료들을 순서대로 배치했다. 그리고 여러 번 과정을 다시 암기한 후 시작했다.
아미요님이 껍질 있는 삼겹살로 하라고 하셔서 오겹살을 사 왔다. 정육점에 준비되어 있는 제품들은 두께가 얇아서 시어링 하는 동안 고기 내부가 모두 웰던으로 푹 익어버릴 것 같아서, 2센티미터 이상으로 따로 썰어달라고 요청해서 구매했다. 정육점 사장님이 의아해하더라. 어떻게 드시려고 이 정도 두꺼운 걸 찾으시냐 하더라. 그래서 굽고, 볶을 것이니 두꺼워도 상관없다고 했다. 삼겹살 두꺼운 것을 달라고 찾는 사람이 잘 없으니, 그런가 보다.
아미요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한국 돼지고기와 좀 다르다는 점이 느껴지는데 내 생각엔 아미요님 고기가 방목한 돼지를 도축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한국 돼지고기에 비해서 지방보다 살코기가 더 많아 보였다.
고기 위 낙엽 같이 올라가 있는 녀석이 바로 팔각이다. 훈연 파프리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처음 접한 팔각. 마라탕 냄새의 정체가 바로 이 놈이었다. 이렇게 새로운 향, 맛을 알아가는 것이 또 음식을 만드는 또 다른 재미이다. 팔각은 영어로 스타 아미스인데, 영어 이름이 큐티하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남대문시장에서 싸게 샀다.
남대문시장에서 수입 식품 중 공산품 류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식재료는 남대문에서 사는 건 별로인 듯하다.
돼지고기는 팔각과 함께 마야르를 먼저 만들어준다. 딱 봐도 살코기가 너무 적어 보인다. 지방층이 얇은 오겹살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조리 자체는 순서와 타이밍만 센스 있게 잘 잡으면 금방 한다. 아미요님도 12분 정도 걸리셨는데 실제로 해봐도 정말 금방 만든다.
재료
볶음재료
- 껍질 있는 삼겹살 (오겹살) 400g
- 양파 150g (작은 것은 1개, 큰 것은 1/2개 정도)
- 파 50g
- 통마늘 10g (3~4개)
- 생강 8g
- 깨
- 후추
- 팔각 1개
- 삼겹살 구울 기름 2~3스푼
소스
- 간장 11g
- 고추장 30g
- 설탕 10g
- 미림 27g
- 매실청 10g
- 물엿 9g
- 연두 9g (초록색)
볶을 때 쓸 것
- 물 40g 2개
- 참기름 20g
- 설탕 10g
- 고춧가루 25g
- 훈연 파프리카 가루 4g
장비
볶음팬, 토치, 스패출라 or 뒤집개 등 볶음 조리 도구, 구운 삼겹살의 기름 빼주기 위한 별도 트레이
재료 준비
- 양파는 수직으로 썰면 안 되고, 모양 그대로 나오게 썰어준다.
양파를 썰 때는 누르면서 썰지 않고 칼날을 앞 뒤로 움직이며 썰어준다. 누르면서 썰면 누르면 양파 볶을 때 물이 생겨서 좋지 않다. - 파 3/4는 손가락 1마디 길이로 썬다.
- 남은 파 1/4는 줄기 길이 방향으로 채를 썰어준다.
- 마늘은 요리 전 통마늘을 바로 까는 것이 풍미가 좋다. 잘게 다져준다. (갈지 말고)
- 생강도 생으로 쓰는 게 풍미가 더 좋다. 잘게 다져준다.
- 삼겹살은 한 번에 팬에 넣고 구울 수 있는 크기로 적당히 잘라준다.
- 간장 + 미림 + 설탕 + 매실청 + 연두 + 물엿 + 고추장 잘 섞어준다.
- 고춧가루, 훈연 파프리카 섞어준다.
요리 순서
- 프라이팬을 뜨겁게 예열한다.
- 기름 2스푼 정도 넣고 온도를 올려준다.
- 삼겹살은 자주 뒤집으면서 표면이 노릇할 때까지(마야르 반응) 굽는다.
- 삼겹살이 쪼그라들며 바닥에서 뜨기 때문에 눌러가며 굽는다.
유튜버들이 누르면 육즙 빠진다고 누르지 말라고 하던데, 아미요님은 과학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눌러도 된다고 하셨다. - 삼겹살을 넣은 후 좀 지나서 팔각을 넣는다.
- 삼겹살의 껍질 부분도 충분히 구워서 마야르 반응 일으킨다.
- 살코기 부분에 갈색이 보이면(마야르) 기름 빼는 트레이로 옮긴다.
- 양파를 팬에 바로 넣고, 설탕을 바로 넣고 볶아서 캐러맬라이징 해준다.
- 양파가 갈색이 나기 시작하면 파 넣고 볶아준다.
- 파가 익기 시작할 때 마늘, 생강, 후추 바로 넣고 볶아준다.
- 마늘, 생강 향이 올라올 때 물 40g 중 1개를 넣어준다.
- 잘 섞어준 후, 프라이팬을 불에서 잠시 내린 후 삼겹살을 넣고 가위로 빨리 잘라준다.
- 잘 볶아주다가 물기가 말랐을 때 소스를 넣는다.
- 소스가 타지 않게 잘 뒤집어주면서 고기를 마저 익혀준다.
- 팔각을 뺀다.
- 고춧가루, 훈연 파프리카 넣고 섞어주는데 수분이 없어서 꾸덕해진다.
- 남은 물 40g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꾸덕한 것 풀어주고 농도를 맞춰준다. 모두 다 넣을 필요는 없다.
- 토치로 고기의 지방 부분 추가로 구워주는데, 토치를 켤 때 방향이 음식을 향하게 하면 안 되고 멀찍이 켠 다음 고기를 지져준다.
- 불에서 내린 후 참기름 섞어준다.
- 플레이팅, 줄기 방향으로 길게 잘랐던 파 얹는다.
또 다른 레시피
아미요님의 유튜브 동영상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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