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파스타는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를 섞어 만든 소스에 파스타 면을 버무려 먹는 파스타이다. 실제로 로제 소스가 이탈리아 음식에 있는 것 같은데, 프랑스 요리나 미국에서 변형된 알프레도 소스 같은 부분도 외국 레시피에 섞여 있어 정확하게 어디에서 출발한 레시피가 정통인지 확인하기가 어렵다.
한국에서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를 섞는 것은 로컬라이즈 된 것이 아닌 외국에서 유래된 레시피인 듯하다. 다만 베이컨만큼은 유럽에서 쓰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아마도 미국식 크림소스 파스타에 베이컨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것에서 유래하여, 로제 파스타에도 베이컨을 쓰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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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진 양파와 편으로 썬 마늘을 팬에서 중불로 볶는다. 중불로 볶는 이유는 풍미를 올리브유에 뽑아내기 위함이다. 센 불로 볶으면 향과 맛이 기름에 배어나기도 전에 겉이 익어버린다. 이 부분은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 때에도 주의해야 되는 기본 원칙이다.
6분 정도 볶으면 마늘이 서서히 노랗게 변하는 부분이 보인다. 이 때 고추 플레이크를 넣는다. 고추 플레이크가 없으면 굵은 고춧가루를 대용으로 사용해도 된다. 고추를 처음부터 같이 볶지 않는 이유는 고추 껍질은 고온에서 쉽게 타고 음식에 탄 맛이 나게 한다. 그래서 1분 이내로 잠깐 볶아서, 올리브유가 고추기름처럼 붉은빛이 감돌도록 해준다.
고추 플레이크를 잠깐 볶다가 준비한 버섯을 넣고 1~2분 볶아준다.
버섯이 익기 시작하면 케첩을 넣고 같이 볶는다. 케첩의 단맛을 살짝 재료에 입히는 과정이고 1~2분 정도 가볍게 볶으면 된다. 불은 계속 중불로 유지한다.
이쯤되었을 때 파스타 면을 삶는다. 물은 양은 1인분 당 750 ml 정도, 염도는 1%로 맞춘다. 이 레시피는 2인분 기준이라 물 1.5리터에 소금 1스푼 반을 넣었다. 소금은 1스푼 뜨면 대략 10g 쯤 되므로, 총 15g 을 넣은 것이다.
파스타 면을 삶을 때 주의할 점은, 익힘 시간이 제품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 검색에서 나온 '7분 삶으세요, 8분 삶으세요' 이런 말을 곧이 곧대로 들으면 곤란하다. 구매한 제품 겉면에 익힘 시간이 있고 그 시간대로 익히도록 하자. 나는 데체코 면을 주로 쓰는데, 데체코 제품도 살 때마다 알단테 시간이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아마도 원재료인 밀과 면을 만드는 환경 같은 것들이 영향을 주어 최종 계산되는 시간인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알덴테(보통 알단테로 알려져있다)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좀 더 익힌 상태까지 익힌다.
해동하고 손질한 냉동새우를 넣고 새우 겉만 익을 정도로 가볍게 볶아준다. 새우에서 나온 수분이 기존 재료들의 맛이 서로 더 잘 융합되도록 도와준다.
냉동새우는 냉장실에서 1~2시간 두면 자연 해동된다. 새우를 소금물에 10분 정도 두면 삼투압 때문에 새우가 더 쫄깃해진다고 한다. 냉동을 써서 그런지 큰 차이를 모르겠던데, 참고해보자. 소다를 푼 물에 담그는 경우도 있다.
새우 겉이 익으면 생크림을 붓고 재료들이 잘 풀리도록 천천히 저어준다. 이때부터는 강불로 한다.
실수로 생크림을 먼저 넣었는데, 그 보다 토마토 퓨레를 먼저 넣고 볶아서 수분을 어느 정도 날려주는 것이 파스타 완성도를 더 높여줄 수 있다. 뒤에도 적지만, 로제 소스가 잘 유화되어 면에 달라붙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수분이 많을수록 유화시키기 더 어렵기 때문이다.
토마토 퓨레를 꼭 먼저 볶아주고 그다음에 생크림을 넣자. 생크림에도 수분이 있기 때문에, 면을 익기를 기다리면서 잠시 끓이는 것이 좋다.
토마토 퓨레는 로제 소스에 새콤한 맛과 감칠맛을 더해준다. 소스를 만들면서 먹어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퓨레를 더 넣어주어도 된다.
크림소스, 토마토퓨레, 고운 고춧가루, 치킨스톡을 넣고 끓여주다가 면이 다 삶아지면 면을 팬에 넣는다. 불을 약불로 낮추고 면과 소스를 천천히 한쪽 방향으로 돌리면서 섞어주자.
어느 종류의 파스타를 만들든지 면과 소스가 잘 붙어서 같이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테크닉이다. 이런 테크닉을 유화시킨다고 하는데, 파스타 면과 소스가 더 잘 유화되게 하려면 아래 팁들을 잘 살펴보자.
- 골고루 잘 저어준다. 셰프님들처럼 빨리 할 필요 없다. 천천히 하더라도 라면처럼 쉽게 면이 더 익거나 하지 않는다.
- 유화를 도와주기 위해서, 전분 / 치즈 / 버터를 활용할 수 있다.
- 중식처럼 전분물을 만들어 넣을 필요는 없고 면수로도 충분히 유화시킬 수 있다.
- 유화가 정 자신이 없으면 면수에 소금을 넣지 않고 면을 삶고, 파마산(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넣어 유화도 시키고 간도 맞추는 용도로 써도 된다. 이 방법은 알리오 올리오에도 써먹을 수 있다.
유화가 잘 되지 않은 파스타는 면과 소스가 따로 놀아서 먹고 나면 소스가 흘러내려서 흥건하게 그릇 바닥에 남는다.
유화가 완료되면 불에서 내리고 면에 담은 후 식사하면 된다.
모든 재료
- 파스타면 2인분
- 마늘 4개
- 양파 1/4개
- 양송이 버섯 4개
(대체 : 다른 버섯이 있으면 양송이 대신 넣어도 됨) - 고추 플레이크 1스푼
(대체 : 플레이크가 없으면 굵은 고춧가루를 1스푼 넣어도 됨) - 새우 10마리
- 케첩 1스푼
- 토마토 퓨레 5스푼
- 고운 고춧가루 4스푼
- 치킨스톡 1스푼
(대체 : 엔초비, 단 새우 볶을 때 같이 볶아서 충분히 부스러뜨려야 함) - 면수 끓일 물 1.5리터
- 소금 1.5스푼
- 파마산 치즈(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 가니쉬에 쓸 다진 파슬리 (반드시 플랫(이탈리안) 파슬리만 써야 함)
재료 준비
- 양파는 잘게 다져준다.
- 마늘은 다져도 되고 편으로 썰어도 된다.
- 새우는 냉동되었으면 해동하고 소금물에 10분 담가둔다.
- 버섯은 마늘 크기에 맞추어 썰어둔다.
요리 순서
- 볶음팬에 올리브유 3스푼, 다진 양파, 마늘을 넣고 중불에서 최소 6분 볶아준다.
- 마늘이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고추 플레이크를 넣고 1분 정도 잘 볶아서 고추기름이 만들어지게 한다.
- 버섯을 넣고 1분 볶는다.
- 케첩을 넣고 1분 볶는다.
- 새우를 넣고 새우 겉만 익을 정도로 1~2분만 볶는다.
- 파스타 면은 2인분 기준 1.5리터 염도 1% 맞추어 삶는다. 삶는 시간은 꼭 포장지 권장 시간을 체크하자.
- 새우에서 나온 수분이 끓으면서 새우 겉이 익으면, 토마토 퓌레를 넣고 퓌레가 끓을 수 있게 섞으면서 온도를 높인다. 퓨레가 끓으면 1분 정도 더 볶는다.
- 생크림을 넣고 강불로 올린 후 생크림과 재료들이 섞일 수 있게 천천히 저어준다.
- 생크림이 끓으면 중약불로 낮추고 고운 고춧가루, 치킨스톡을 넣고 천천히 저어준다. 생크림이 들어간 상태에서 2분 정도 끓인다.
- 삶아진 파스타 면을 팬에 담는다. 파스타 면을 넣고 면수를 1/3국자 정도 넣은 다음 중약불에서 천천히 저어서 유화가 일어날 수 있게 잘 섞는다. 유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으면 면수를 다시 1/3국자 넣으면서 소스, 면, 면수를 잘 섞어준다.
- 파스타 면과 소스가 꾸덕해지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리고 후추를 뿌린 후 잠시 잘 저어준다.
- 그릇에 담고 다진 파슬리,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를 뿌린 후 서빙한다.
요리와 관련된 지식과 꿀팁
- 유화(emulsification)는 서로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한다. 이런 상태를 콜로이드 상태라고 한다.
- 유화제(emulsifier)는 유화 과정을 도와주는 물질이다. 파스타에서 면수의 전분, 치즈, 버터가 유화제로 사용된다.
- 유화제 없이도 할 수 있지만 상태가 금방 풀려버린다.
- 유화는 잘 일어날 수 있는 적정 온도가 있다. 보통 중약불 정도의 화력에서 잘 일어난다.
- 파스타를 유화할 때에는 불을 끄거나 중약불로 낮추어야 잘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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