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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감바스 알 아히요 (훈연 파프리카, 엔초비)

by Richo.papa 2020.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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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바스 알 아히요는 스페인 요리이다. 감바스는 새우라는 뜻이고 아히요는 마늘이란 뜻이다. 간혹 식당에서 '새우 감바스' 라고 메뉴판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글로 '새우 새우' 라는 뜻이니 그냥 감바스라고만 적는 것이 맞다.

외국 레시피를 찾아보면 감바스 레시피들은 대부분 다음 형태로 되어 있다.

  • 공통 : 마늘, 페퍼론치노(말린 매운 고추), 올리브유로 기름을 만든다. 주재료로 새우를 사용한다. 바게트 빵과 함께 먹는다.
  • 유형 1 : 마무리 단계에 셰리 와인, 셰리 식초를 넣는다.
  • 유형 2 : 마무리 단계에 훈연 파프리카 가루를 넣는다.
  • 변형 : 양송이 버섯, 토마토 등의 부재료 추가하는 형태, 새우 머리로 기름에 새우 향을 입히는 형태, 빵 종류를 바꾸는 형태 등

셰리 와인과 식초, 훈연 파프리카를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외국에서는 대중적인 유형 1, 2 레시피가 한국에서는 잘 찾아보기가 어렵다.

감바스를 만들 때 마늘과 페퍼론치노로 기름을 만드는 과정은 핫 인퓨징이라 하며 이탈리아 요리인 알리오 올리오(마늘 오일 파스타)와 준비 과정이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만들 때 파스타 면도 준비하면 한 번에 2가지 요리를 완성하여 더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tvN 예능 커피프렌즈에서 손님이 요청하면 유연석이 남은 기름에 파스타 면을 볶아주는 것이 방송되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여도 되지만 아무래도 배가 좀 부를 때 또 요리하기가 보통 귀찮은 게 아니라서 아예 같이 해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레시피를 바로 보시고 싶으시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요리 과정


새우 판매업자들이 새우 중량을 속이기 위해서 냉동새우 겉표면에 물을 발라 같이 얼리곤 한다. 이 수분이 주위의 더러운 것이나 비린내를 뿜어낼 수 있기 때문에 냉동된 새우 같은 해산물은 냉동실에서 꺼내자마자 흐르는 물에 몇 번 헹구어 얼음층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해동의 정석은 냉장실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30분 ~ 1시간 전에 새우를 미리 씻은 다음 냉장실에 넣고 해동시켜 주도록 한다. 식중독 균 같이 배탈을 일으키는 세균들은 상온에서 빠르게 번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냉동 재료를 준비하거나 또는 완성된 요리를 식힐 때 그 구간을 피하거나 빠르게 지나가게 하는 방법으로 세균 번식을 최소화 한다.

작년 수확한 마늘이어서 색깔이 좋지는 못한데, 아무튼 마늘을 으깨고 공기와 만날 수 있게 해서 마늘의 향과 맛을 끌어올린 다음 올리브유와 함께 팬에 담는다. 육수든 인퓨징이든 재료의 맛과 향을 액체로 빼내려고 할 때에는 항상 상온에서 온도가 같이 올라가게 하면 된다.

참 그리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쓰도록 하자. 그런데 주의할 점이 국산 제품보다는 수입산을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현지의 엑스트라 버진 등급이 규제가 더 강하여서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보다 맛이 더 강력하다. 단 쓴 맛이 있는 점은 알아두자.

레인지에 불을 켜고 마늘을 튀기기 시작하는데 아주 약한 불로 해야 한다. 기름 온도가 높으면 마늘의 풍미가 올리브유에 충분히 빠져나오기 전에 마늘이 타버린다. 저 사진 정도로 기름이 끓으면 온도가 높은 것이라 보면 되고, 레인지 온도를 더 낮추고 팬도 불에서 내린 다음 약간 잦아들기 기다렸다가 다시 올리면서 온도를 조절해주면 된다. 마늘의 핫 인퓨징은 실험을 해보니 최소 7분은 두어야 마늘의 풍미가 기름으로 나왔다. 8분 정도는 기름에 튀겨주어야 한다.

마늘이 사진처럼 옅은 갈색이 되면 불에서 내린 다음 체에 걸러서 기름을 빼준다. 그리고 이때 페퍼론치노를 넣어두면 매운맛이 자연스럽게 기름에 입혀진다. 나는 페퍼론치노를 다 써서 마늘 프레이크를 육수 통에 담아 넣어두었다.

바게트 빵을 준비한다. 바게트를 한, 두 입 크기로 잘라 기름 없이 마른 팬에 한 면만 노릇하게 구워준다. 한 면만 구워 준비하면 한쪽은 바삭하면서 반대편은 쫄깃하여, 바게트 특유의 재미난 식감을 모두 맛볼 수 있다. 바게트가 너무 크면 먹기 불편하고 새우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해동이 끝난 새우는 소금물에 15분 넣어둔다. 이렇게 하면 삼투압 때문에 새우살의 수분이 바깥으로 일부 빠져나와서 살이 더 탱탱해진다. 식소다 가루를 1 티스푼 정도 추가하여도 좋다고 한다. 나는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준비했던 마늘 기름에 엔초비를 2~3개 넣고 화력을 최대로 올린 레인지에 둔다. 기름은 마늘과 고추의 풍미를 담을 수는 있지만 단 맛, 짠맛 같은 물에 녹는 맛은 담지 못한다. 엔초비는 새우와 함께 볶아지는 동안 새우에 몇 번이고 부딪힐 것이고 그 사이 엔초비 특유의 짭조름한 감칠맛이 새우에 들어간다.

불을 중불로 내린 다음 새우를 넣고 살짝 30초 정도 볶아준다. 

준비했던 파스타면, 튀긴 마늘을 넣는다.

고추 프레이크, 파슬리 가루를 넣고 면에 비벼준다. 이때 파스타 면 삶은 물을 1 국자 넣어주면 좋다.

파슬리 가루는 시중에 파는 드라이 파슬리 가루를 쓰지 말고 되도록 생 플랫 파슬리(이탈리안 파슬리)를 사서 잎을 다져서 사용해보자. 향과 색감이 훨씬 좋다.

면을 팬에서 1~2분 정도 섞고 굴려준 다음 불을 끄고 팬을 내린다. 그리고 파스타는 따로 접시에 담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파마산 치즈)를 뿌려준다.

팬에 훈연 파프리카 가루, 간 후추를 넣은 다음 살짝 섞어준 다음 접시에 담는다. 접시에도 파슬리 가루,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뿌려준다.

재료


  1. 바게트 빵 먹을 만큼
  2. 냉동 새우 15마리 (중 사이즈)
  3. 마늘 10~20알
  4. 다진 파슬리 충분히
  5.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1/3개 (마트에 파는 뾰족한 것을 그레이터로 1/3 정도 갈아둔다)
  6. 엔초비 3개
  7. 훈연 파프리카 2스푼
  8.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반 컵
  9. 파스타면 1인분
  10. 페퍼론치노 5개
  11. 고추 프레이크 1스푼

재료 준비


  1. 냉동 새우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서 겉면의 얼음을 흘려보낸 다음 냉장실에서 1시간 정도 두어 해동한다.
  2. 파슬리 잎은 다지고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는 미리 갈아둔다.
  3. 마늘은 으깬다.
  4. 바게트 빵은 한 입이나 두 입 만에 먹을 수 있게 잘라서 준비한다. 빵이 너무 크면 먹는 도중 새우를 떨어뜨릴 수 있다.
  5. 파스타 면은 포장지에 적혀있는 알단테 시간보다 약간 더 짧게 삶고, 면수를 한 컵 빼둔 다음, 체에 거르고 올리브유 한 스푼 뿌려서 버무린다. 이렇게 하면 면끼리 달라붙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면이 뜨거우니 화상을 주의하자.

 

요리 순서


  1. 해동된 새우를 소금물에 담근다. (15분)
  2. 아직 불에 올리지 않은 팬에 올리브유, 마늘을 넣고 중불에 올려서 마늘을 8분 튀긴다. 불이 너무 세면 인퓨징 되기 전에 마늘이 타기 때문에 위의 사진을 참고해서 불 조절, 팬의 온도 조절을 해준다.
  3. 8분 후 팬을 불에서 내려 마늘은 체에 거르고, 페퍼론치노를 올리브유에 담근 후 그대로 둔다.
  4. 바게트 빵을 한 면만 노릇하게 오일, 물이 없는 마른 팬에 굽는다.
  5. 해동된 새우는 체에 거르거나 키친타월에 받쳐서 물기를 제거한다. 물이 있으면 기름에 볶는 동안 튀어서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한다. 그 기름이 눈에 들어가면 아주 위험할 수 있다.
  6. 마늘 기름이 담긴 팬을 마늘 없이 센 불에 올리고 엔초비를 넣고 살짝 볶아준다.
  7. 엔초비가 끓으면 새우를 넣고 살짝 볶아준다.
  8. 준비했던 파스타면을 넣은 다음 바로 튀긴 마늘, 파슬리, 고추 프레이크, 면수 1 국자를 넣고 파스타면을 기름과 잘 섞어준다.
  9. 팬을 불에서 내린 다음 파스타면을 먼저 꺼내어 서빙 접시에 담은 다음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뿌린다.
  10. 팬에 새우와 마늘 등이 아직 담긴 상태로 훈연 파프리카 가루, 후추를 갈아 넣고 재료들이 잘 섞어 준다. 이때 엔초비가 부서지면서 다른 재료들과 많이 닿도록 해준다.
  11. 감바스는 먼저 오일을 그릇이나 주물팬에 담은 다음, 새우 같은 재료들을 담아준다.
  12. 파슬리, 치즈를 뿌려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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