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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문화와 지식들

민물장어? 풍천장어? 장어에 대한 정리

by Richo.papa 2020.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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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식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완전양식이 불가능해서 아직 비싼 생선인 장어. 민물장어, 바다장어, 붕장어, 뱀장어, 풍천장어 등 장어가 붙는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아서 항상 헷갈리게 하는데, 한 번 쭉 정리를 해두려고 한다.

생물학적 분류에 따른 여러 명칭들

뱀장어

우리가 장어구이 집 같은 곳에 장어를 먹으러 간다고 할 때 그 장어가 뱀장어이다. 그래서 일상 생활에서 "장어" 라고 이야기하면 보통 뱀장어가 여기에 해당된다. 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민물에서 성체가 될 때까지 몇 년을 산 다음, 다시 바다로 돌아가서 산란을 하고 죽는다. 연어는 민물에서 태어나서 바다로 갔다가 다시 산란을 하기 위해 민물로 돌아온 다음 죽는데 그 과정과 완전히 반대이다. 뒤에 자세히 적겠지만 완전양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강 하류에 덫을 놓고 강으로 돌아오는 새끼 장어(실뱀장어)를 잡아서 양식한 다음 판매한다.

뱀장어

붕장어(아나고)

뱀장어와 다르게 계속 바다에서만 서식한다. 근해에 살기 때문에 낚시 같은 것으로 잡을 수 있다. 어른들이 보통 이 붕장어를 '아나고'라는 일본말로 부른다. 이를 보아 우리나라에서는 붕장어를 먹은 역사가 길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예부터 즐겨 먹는 생선이었다면 명칭을 붕장어로 대부분 부르고 있을 것이다. 붕장어는 뱀장어보다 가격이 낮기 때문에 마트에서 파는 양념 장어구이, 장어덮밥 등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뱀장어와 겉모양을 비교하자면 가장 뚜렷한 특징이 바로 몸통 가운데의 점이 쭉 꼬리까지 찍혀있는 점이다.

붕장어

갯장어(하모)

갯장어도 마찬가지로 근해에서만 사는 생선이다. 보통 '갯' 이라는 말 때문에 갯벌이 연상되기 쉬운데, 여기서 갯은 개가 붙으면서 ㅅ 받침이 들어간 경우로 갯벌과는 큰 연관이 없다. 갯장어가 이빨이 크고 날카로워서 개(강아지) 같다고 해서 앞에다가 개를 붙인 것이다. 갯장어도 붕장어와 마찬가지로 '하모' 라고하는 일본말로 많이 불린다.

갯장어

칠성장어

칠성장어는 붕장어처럼 머리 뒤로 아가미 구멍이 있는데 이것이 일곱 개가 찍혀 있어서 칠성이라는 표현이 앞에 붙었다. 장어라는 말이 같이 붙어있지만 위의 다른 장어들과 생김새도 다르고 생물 분류도 아예 다르다. (종속과목강문계 중 강에서 다르기 때문에 아주 멀다. 아예 다른 동물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칠성장어는 마치 빨판상어나 거머리처럼 입을 다른 생물의 몸에 붙이고 피나 체액 같은 것을 빨아먹는 형태로 먹이를 섭취한다. 칠성장어도 회유하는 성질이 있어서 산란을 강에서 한다. 혐오스러울 수 있어서 사진은 위키피디아 링크로 대신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C%B9%A0%EC%84%B1%EC%9E%A5%EC%96%B4

먹장어(꼼장어)

포장마차의 대표적인 안주거리 중에 하나인 꼼장어(표준어 곰장어)의 정식 이름은 먹장어이다. 칠성장어처럼 장어라는 말이 붙어 있지만 뱀장어, 칠성장어와 완전히 생물 분류가 다르다. 마찬가지로 생물분류에서 강 단위로 다르다. 곰장어도 혐오 음식 중 하나라서 사진보다는 링크로 대신한다.

https://ko.wikipedia.org/wiki/%EB%A8%B9%EC%9E%A5%EC%96%B4

잡은 위치에 따른 분류

바다장어

바다에서 낚시나 그물로 잡은 장어들을 바다장어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붕장어가 이런 형태로 많이 잡히기 때문에 의미를 좁게 잡으면 붕장어를 바다장어와 동일시하는데, 넓게 잡으면 바다에서 잡은 뱀장어, 갯장어까지 여기에 넣는다.

민물장어

민물장어는 강으로 돌아오는 뱀장어 치어를 하류에서 잡아서 육지에서 양식으로 키워낸 것을 말한다. 드물게 다 자란 뱀장어를 강에서 낚시나 그물로 잡은 것도 민물장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양식에 비하면 그 수가 아주 적다. 바다장어는 낚이는 장어를 모두 바다 장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민물에서 살 수 있는 장어는 뱀장어 밖에 없어서(심지어 아가미가 염분을 제거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민물장어는 뱀장어와 같다고 보면 된다.

풍천장어

우선 풍천이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풍천은 어느 지명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강이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경향이 많은데 몇몇 강들의 일부 구간은 반대로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풍수지리에서 '풍천' 이라고 부른다. 엄밀하게는 주변 지형도 좋은 풍천이라 해석하는데 들어가기 때문에 유명한 풍천 지형들은 몇 안 된다. 이 지형에서는 양기를 더 강하게 한다는 풍수지리 해석이 있기 때문에 이 풍천 지역에서 키우거나 잡아낸 민물장어가 몸에 더 좋다는 속설이 있고, 풍천장어라는 간판을 달고 더 비싸게 장어를 팔기도 한다.

풍수지리가 동양 문화권 나름의 생태/생활공간 해석에 대한 체계화된 방법인 것은 맞지만, 이런 곳에서 잡은 생물이 몸에 더 좋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기 때문에 마케팅 용어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풍천장어라는 간판이 붙은 곳에서 먹는 장어가 진짜 풍천 지형인 곳에서 잡거나 양식한 장어인지 밝혀낼 수가 없으니, 더더욱이 장삿속이 보이는 마케팅 용어가 아닐까 싶다.

뱀장어의 생태와 양식

뱀장어의 전세계 소비량의 80~90%는 일본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뱀장어는 아직까지 상업적 완전양식이 불가능한 생선이기 때문에 가격도 높고 간혹 품귀 현상도 벌어진다고 한다.

완전양식이라는 것은 생선의 알부터 성체와 산란까지 전 과정을 사람이 완전히 통제할 수 있을 때 이것을 완전양식이라고 한다. 뱀장어는 연구소 수준의 완전양식은 가능해졌지만 상업적 수준의 완전양식은 아직은(2020년) 불가능하다. 연구소에서 연구를 위해 많은 돈을 들여 키워내기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어민들이) 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뱀장어는 멀고 깊은 바다에서 산란한다. 동북아시아 지역(한국과 그 주변 국가)의 뱀장어는 필리핀 근해의 마리아나 해구까지 가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럽 뱀장어는 무려 3000km 나 떨어진 사르가스 해까지 가서 산란한다고 한다. 그리고 뱀장어는 평상시에는 생식 기관이 없다가, 산란하러 가는 동안 소화기관을 생식기관으로 바꾸어 알을 낳고 죽는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지금까지 '같은 물고기니까 알을 낳을 것이다' 라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다. 근래(2015~2020년) 장어를 더 많이 먹고 싶은 일본의 학자들과 일본에 장어를 더 많이 팔고 싶은 한국의 학자들이 장어 양식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서 이제 연구 수준에서는 완전 양식이 가능하다고 하며, 곧 상업적인 완전 양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양식과 관련된 다른 생선

1990년 대까지만 해도 광어는 도다리보다 고급 생선이어서 돈 없는 사람은 도다리 사 먹고, 넉넉한 사람들은 광어를 사 먹었는데 광어가 완전 양식이 가능해지면서 흔히 먹을 수 있는 횟감이 되었다. 이런 것처럼 장어도 곧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생선이 될 것 같다. 비슷하게 참다랑어도 제주도에서 실험적으로 양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참다랑어는 먼 바다(원양)에서 잡아오는데 선도를 위해서 잡자마자 급속 냉동을 한다. 참다랑어 대량 양식이 보급되면 이제 마트에서 '생물' 참다랑어를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제주도 산 생물 참다랑어는 일부 마트에서 소량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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