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콜드 파스타와 차가운 요리의 유화 방법

Richo.papa 2023. 9. 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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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스타를 만들 때 필요한 기초적인 요리 테크닉 중 가장 중요다고 생각하는 것은 유화라는 과정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일이다. 파스타의 소스는 올리브유 같은 기름이 포함되는데,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그래서 유화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파스타는 소스와 면이 따로 놀게 된다. 하지만 부재료들로 물과 기름이 섞여있게 만들 수 있다.

  • 전분 (파스타 면을 삶은 면수)
  • 치즈
  • 계란 노른자

   이런 재료들의 성분은 기름과 수분을 붙잡아 서로 섞여 있을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재료를 유화제라고 부른다. 그런데 위의 유화제들은 따뜻한 요리에서 쓸 수 있다. 차가운 요리에서는 어떻게 유화를 하면 될까? 차가운 요리에는 유화제로 머스터드를 사용한다. 샐러드용 드레싱 소스는 새콤한 식초와 올리브유를 기본으로 다른 재료들을 섞어서 만드는데, 식초(발사믹) 같은 수분이 있는 재료들과 기름인 올리브유를 섞여있게 도와주는 유화제로 머스터드를 넣는다. 마찬가지로 콜드 파스타를 만들 때 수분이 있는 파스타 면과 올리브유를 유화시킬 때도 머스터드 소스를 사용하면 된다.

어물전 '청' 에서 충격적이었던 [들기름 파스타]

  콜드 파스타에 관해서 공부하고 연습해본 계기는 레스토랑 [어물전 청]에서 먹었던 들기름 파스타 맛을 잊지 못해서 이다. 이곳은 최현석, 오세득 셰프와 함께 자주 방송에 출연했던 남성렬 셰프가 운영하고 있고, 서울 시내 분점이 몇 군데 존재한다. 그리고 제철 해산물을 이용한 한식과 양식의 퓨전 요리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 콜드 파스타는 들기름의 구수한 향과 카펠리니 파스타 면 (파스타 면 중 가장 가는 것을 카펠리니라고 하며, 카펠리니는 '엔젤 헤어' 라고도 불린다)에 베어든 해산물 소스의 감칠맛이 잘 느껴진다. 메뉴 중 가장 충격적으로 맛있었던 메뉴였다. 차가운 파스타인데 어떻게 들기름이 따로 놀지 않고 잘 섞여 있을까? 유화를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이런 의문이 레스토랑을 나설 때까지 잊을 수 없었기 때문에 더 기억에 강력하게 남아 있다.
  돌아온 후 시간 날 때 틈틈히 찍어둔 사진과 기억하는 맛을 토대로 하나씩 생각을 하고 찾아보았더니, 그 열쇠가 바로 머스터드였다. 사진에서도 머스터드를 썼다는 것을 증명하듯 점점이 겨자씨를 볼 수 있다. 머스터드는 상온 혹은 그 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도 유화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물전 청 레스토랑에서 조개탕이 메뉴 중 하나로 나오는데 조개탕의 육수맛과 들기름 파스타의 감칠맛이 같아서 조개 육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짐작했고, 이번 요리에도 조개 육수를 사용했는데 사실 그 맛이 정확하게 맞지는 않다. 더욱 진하게 농축을 하거나 아니면 멸치 액젓과 같이 감칠맛과 짠맛을 더 끌어올리는 '무언가'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요리는 콜드 파스타 과정을 실제 요리 해보는데 중점을 두도록 하고, 더 연습과 연구를 해 본 다음 진짜 들기름 파스타를 '해킹' 해보기로 하겠다.

요리 과정 보기


  바지락, 동죽, 모시 조개 3 대장 중 짠맛이 좀 더 강한 편인 동죽조개를 사 왔다. 해수가 포함된 팩에 포장된 조개들은 팩 내에서 자기들이 알아서 어느 정도 해감을 한다. 그래서 팩에 든 생물 조개는 집에서 잘 씻어주고 약식으로 해감을 약간만 더 해주어도 된다. 해감된 조개를 싱크대에서 굵은소금을 이용해 서로 비벼서 잘 씻어 삶을 준비를 한다.

  조개는 입을 벌리면서 감칠맛을 토해낸다. 입을 벌리기 삶으려면 상온의 물에 조개와 함께 가열하면 된다. 위에 뜨는 거품들을 슬슬 걷어내면서 5~10분 정도 삶으면 된다. 오징어, 문어 같은 해산물과 마찬가지로 조개도 너무 오래 가열하면 살이 너무 질겨지니까 너무 오래 삶지 말자.

  육수 한 방울이라도 모두 모으기 위해서 체에 조개를 건져서 받쳐두고 잠시 두었다.

  조개 육수는 면보에 한 번 걸러서 용기에 옮겨준다. 해감을 하고 조개를 비벼 씻으면서 뻘이 많이 닦여 나왔을 테지만, 그래도 더 깔끔해지도록 한 번 거른다. 체는 구멍이 크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고 조리용 면포를 이용한다. 그리고 콜드 파스타에 쓸 것이니까 충분히 식힌 후 냉장실에 두었다가 차가워지면 꺼낸다.

  육수는 8인분 기준 200 밀리리터를 쓴다. 이것으로도 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소금을 두 스푼 더 넣는다.

  머스타드를 한 스푼 조개 육수에 넣고 모두 풀어지도록 잘 섞는다.

  카펠리니 면을 삶는다. 많은 셰프, 유튜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파스타 면 삶을 때 봉투에 적혀있는 조리 시간을 꼭 보라고 한다. 제조사마다 삶는 시간이 다르기도 하고 같은 제품도 생산할 때 원료 상태에 따라 다르게 찍혀 나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파스타 면은 '7분'이라는 공식을 잊고, 항상 제품 포장지를 체크하자.

  면의 익음 정도는 심이 살짝 씹히는 '알 덴테'가 있고, 우리에게 더 친숙한 완전히 익은 '코투라'가 있다. 이번에 구입한 카펠리니의 완전히 익은 상태인 '코투라' 는 2분이라고 나온다. 면수 2리터에 소금 2스푼을 넣고 이 한 봉투를 다 삶는다. 8인분 기준이며, 한꺼번에 많이 삶더라도 냉장고에 넣어두고 매일 먹을 수 있고, 점검해 보니 시간이 지나도 유화도 잘 유지되었다. 한 번에 많이 해버리자. 귀찮으니까.

  면을 삶는 동안 곁들임 채소를 준비하자. 쪽파를 잘잘하게 잘라두었다.

  면이 다 삶아지면 흐르는 물에 씻은 후 차가운 냉수에 면을 담그어 둔다.

  그리고 체에 받쳐 물기를 충분히 뺀다.

  오늘은 올리브유만 사용하였다. 어물전 청처럼 들기름을 써도 되고, 알리오 올리오 만들 때처럼 마늘을 한 번 볶고 체에 거른 올리브유를 사용하여도 된다.

  8인분의 면에 올리브유 20스푼, 만들어둔 조개육수+머스터드 소스 200밀리리터를 넣고 잘 섞는다. 비빔국수를 만들 때처럼 비닐장갑 끼고 면 사이사이 소스가 들어가도록 비벼준다.

  간을 보고 짠맛이 모자라면 소금을 더 넣고 잘 섞으면 완성이다.

모든 재료


  1. 카펠리니 파스타 면 500그램
  2. 소금 4스푼 (소스 2스푼, 면 삶을 물 2스푼)
  3. 면 삶을 물 2리터
  4. 디종 머스타드 1스푼
  5. 조개육수 200밀리리터
  6. 장식 용 채소 쪽파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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